다음 아고라가 시끄럽길래 한 번 들어가 봤습니다.
때 아니게 동성애 찬반으로 난리길래 무슨일인가 했습니다.
퀴어뉴스에 있는 번개 자보를 보니 기독교들의 단체행동에 차별 금지 법안에서 '동성애' 조항에 해당하는 성적지향 항목이 빠질 수도 있다는 군요.
내 일이 아닌 듯,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데, 조금만 생각하면 좀 슬퍼집니다.
어제는 할로윈 데이였다지요.
선약이 있어 사람들을 만났다가 파티좋아하는 친구덕에 코스튬을 갖춰입은 세 친구들과 나란히 홍대근처를 걷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마땅한 의상이 없던 나는 갖고 있던 검은 스카프를 머리에 휘휘 둘렀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들이 중동의 여인 같다더군요.
하하 웃으며 '나는 이란에서 망명한 레즈비언 여성입니다.'라며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사진을 찍던 당시에는 마냥 즐거운 코스튬 플레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집에 돌아와 다시 사진을 들여다 보니 갑자기 숙연해 졌습니다.
얼마전에 본 영화 '그녀의 비밀'이 생각나서 였을까요?
눈물까지 질금거렸습니다.
만약 차별금지법안이 지금 이 반대에 못이겨 '성적 지향'이 빠진 채 통과 된다면 나도 어쩌면 독일로 망명한 이란여성의 처지가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영화는 그냥 비극영화가 아니라 공포영화로 바뀔테지요.
나와는 아무 상관없을 것 같았던 아고라의 아우성이 정말 몸서리쳐지게 싫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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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 레즈에 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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